일상/여행과 사방치기

소나기 내리고 비 개인 하늘엔,,

파도의 뜨락 2008. 7. 21. 17:33

 토요일  초복 날 아침

아침부터 뉴스가 태풍을 동반한 비가 내린다고

TV 뉴스는 떠들어 대었지만

우리집 배란다 밖의 풍경은 비도 없고 바람도 없는

한 여름날  더운 오전 풍경이었다.

우리 지방은

오후에는 날씨 예보처럼 굿은 날씨가 되지 않을 까 하여

복날 먹는 보양식을 만들어

일찍 시부모님이 계시는 김제 시댁에 다녀오기로 하였다.

아침 9시경에 집을 나서

전주를 벗어나 20여 분쯤  차가 달리는데

느닷없이 한방울 두방울 시작되는 소나기..

앞이 보이지 않은 정도의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운전 하는 남편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며

걱정이 되는 마음을 다잡고

우리가 지름길이라 여기는

항상 다니는 어느 한적한 마을 샛길로 들어서서

천천히 운전을 하였지만 그 비의 양이 어마어마 했다.

금새 도로를 점령해 버리는 물줄기를 헤치고

그렇게 걱정반 구경 반을 하면서 20여 분을 더 달려서

김제 시내에 있는 시댁에 도착했다

그리고..

거짓말 처럼 하늘이 개이며 파랗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한 삼십여분 후

급히 볼일이 생겨버린 탓에

금새 시댁에서 되돌아 나와

몇십분 전에 갔던 시골마을을 다시 되집어 돌아오는 길..

너무나 맑게 개인 하늘과 구름이

소나기라는 이름으로 내 카메라에 잡혀 멋진 포즈를 취했다..

 

 

 

김제 황산면 하너멀이라는 마을 길을 지나는데

비의 양이 많아졌다.

 

간신히 앞길 보이는대로 차가 가고

나의 귀에는 와이퍼 흔드는 소리만 들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차량 한대

그 뒷 꽁무니가 너무 힘겨워 보이고..

 

 사람이 드나드는 마을길이건만

너무 쏟아지는 빗줄기에 한적한 고요함만이 가득한 길이었다.

 

내가 앉은 조수석 창밖은

거리에 흘러든 물줄기로 차 바퀴에 걸려든 물줄기가 거대한 분수처럼 쏟아올랐다.

 

철썩 물줄기가 내 차를 때리고

부셔지며 공포감 마져 들게 하였다..

   

그러나 위대한 하늘 저멀리서

서서히 파란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김제 시내에 들어서자

탁뜨인 황야처럼 거리가 하얗게 쏟아지는 빛에 깨끗함마져 주었다..

 

그리고 거리엔  개운함과 정적만이...

 

되돌아 나오는 길

어느새 하늘이 파랗고

아직도 창문엔 물방울이 몇십분 전의 소란스러웠던 흔적을 남겼다.

 

반대로 향해진 '하너멀'마을길을 지날 때

어느새 하늘은 멋진 한 폭의 풍겨을 만들고 있었다.

 

학인지.. 공작새인지.. 아니면 타조인지

이름모를 구름이 둥실둥실 떠올랐다..

 

그 사이 비집고 사라지는 구름떼..

 

여전히 밀고 당기는 구름들 사이로

하늘은 푸르고 파랗다..

  

그 위대한 여름 한 낮이 되어가고 있었다.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전봇대마져 멋져 보이고.

 

비의 신일까??

포세이돈처럼 웅장한 모습으로 내려다 보고있는 듯하여

저 구름의 형상에 주눅까지 들게 한다..

 

깨끗한 들녘엔

푸르름이 더한 벼들이 초록의 비단을 수놓고

   

저 멀리로

동화 같았던 한시간을 연출했던 그 마을이 보인다.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풍경이 어우러진다..

 

소란했던 한편의 소나기처럼

내 인생의 수첩에 한페이지의 추억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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